신생아 특례대출 총 정리 알어보기
내년 1월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신생아 특례구입·전세자금대출'(이하 신생아 특례대출)이 최근 주택시장의 관심사입니다.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정책대출 상품 중 조건이 가장 좋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파격적인 혜택을 담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 출시됐다가 수요가 몰리면서 조기 중단된 특례 보금자리론(참고로 우대형은 내년 1월까지 유지)도 이 상품에 못 미칩니다.
정부가 발표한 일정대로라면 출시까지 한 달 남짓 남았는데 정작 관련 정보는 없으니 정말 ‘나오는 게 맞느냐’는 일반 수요자들의 호기심이 극에 달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국토교통부 담당자의 도움을 받아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 배경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8월 29일 저출산 해결 대책의 하나로 신생아 특례 대출을 소개했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가 결혼을 미루는 것도 문제지만 결혼해도 집값 걱정에 아이 낳기도 꺼리기 때문에 파격적인 저리 대출로 집 걱정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입니다. 주택 자금·전세 자금 대출을 모두 지원합니다.
물론 이 상품을 놓고 가계부채 급증 상황 등을 들어 비판의 목소리도 많지만 이 기사의 성격상 정책 평가는 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수요자 입장에서 이 상품이 얼마나 좋은지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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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건은 어때
거의 최고 조건이라고 평가합니다. 신생아 특례 대출도 다른 정책 대출 상품과 마찬가지로 주택도시기금 자금을 활용합니다. 다른 상품과 좀 비교해볼게요.
우선 기금대출의 대표격인 ‘①디딤돌대출’의 경우 금리는 연 2.45~3.55%로 저렴한 편이지만 대출 대상 주택이 5억원 이하(신혼부부·2인 이상 6억원 이하)로 제한됩니다. 소득 요건도 연간 6000만원 이하(신혼부부 합산 소득 연 8500만원 이하)여서 대부분의 맞벌이 부부도 이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②윤석열 정부가 선보인 공공주택 ‘뉴홈’에 당첨되면 저금리 대출이 동시에 제공됩니다. 대출한도 최대 5억원, 금리 1.9~3% 수준이어서 나무랄 데 없는 조건이지만 당첨자에게만 제공돼 일반 수요자에게는 빛 좋은 견원임에 틀림없습니다.
③올해 초 흥행한 특례 보금자리론. 소득에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빌려주는데 금리는 연 4%대로 높습니다. 그래도 인기를 끌면서 집값 6억~9억원 이하 전용 특례 보금자리론 일반형은 9월 조기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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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신생아 특례 대출은 이 모든 상품의 이점을 정리했습니다. 특례보금자리론처럼 9억원 이하 주택에 한해 최대 5억원까지 빌려주는데 금리는 가장 낮은 연 1.6~3.3% 수준입니다. 소득요건(자산요건은 5억원 이하)은 디딤돌대출의 배 이상인 1억3,000만원 이하이므로 대기업 직장인도 얼마든지 받을 수 있습니다. 한번 정해진 금리는 5년간 고정되는데요. 특례대출 후 추가로 아이를 낳으면 신생아 1인당 0.2%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하고 특례금리 고정기간은 5년이 더 늘어납니다. 정부는 최장 15년(자녀 2명 출산 시) 특례금리를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 1.6%의 금리를 적용받은 뒤 아이를 2명 더 낳으면 금리가 연 1.2%까지 내려갑니다.
신생아 특례 전세대출도 큰 틀의 조건은 비슷합니다.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가구(자산 3억6,000만원 이하)에 3억원의 전세자금을 빌려줍니다. 대신 보증금 기준을 수도권의 경우 기존 기금대출(4억원)보다 많은 5억원으로 올렸습니다. 금리는 연 1.1~3%이며 특례금리는 4년간 적용됩니다. 이 역시 아이를 출산할 때마다 금리를 0.2%포인트씩 인하하고 특례기간도 4년씩 연장돼 최장 12년 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5년 특례금리 기간이 끝나도 기존 기금대출이 운용하는 금리 범위 내에서 금리가 인상됩니다. 따라서 시중은행처럼 시장금리에 따라 금리가 갑자기 크게 뛰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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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받을까
다만 이 파격적인 혜택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를 낳고 나서 이 상품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혼 여부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미혼이라도 아이만 낳으면 이용할 수 있어요. 따라서 임신 중이고 출산 예정자의 경우 신생아 특례 대출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대출 대상자는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이내 출산한 무주택 가구입니다.
모든 정책이 그렇듯이 기준선이 있습니다. 이 상품은 2023년 1월 기준입니다. 내년에 상품이 출시되면 2023년 1월에 출산한 가구부터 대상이 됩니다. 예를 들어 기준선 한 달 전인 2022년 12월 출산했다면 안타깝게도 신생아 특례대출을 신청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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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 신청은 어떻게 해?
상품이 출시되면 신청 방식은 기존 디딤돌대출 등과 동일합니다. 정부는 이 상품을 시중은행에 위탁합니다. 따라서 이 상품을 취급하는 시중은행에 가서 기존 대출과 동일한 방식으로 대출을 신청하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소득과 출산 여부 등을 심사합니다.
기존 아파트라면 바로 주택 구입 자금을 빌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분양 아파트라면 중도금 대출까지는 건설사가 주관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소유권을 넘겨받는 마지막 잔금 대출 때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에 분양된 아파트도 잔금일이 상품 출시일 이후라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신생아대출로 갈아타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8월 당시 정부는 1주택자에 한해 대환(대출 갈아타기)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대환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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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갭투자는 안 돼.
조건이 좋기 때문에 이를 악용할 여지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싸게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산 다음에 그 집을 전세 내고 다른 집을 하나 더 사는 이른바 갭투자를 하는 거죠. 결론부터 말하면, 이것은 불가합니다. 아직 세부 조건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부는 갭투자처럼 정책을 악용하는 일이 없도록 설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현재 기금 대출에는 실거주 의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