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한국프로야구)로부터 2024~2026년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을 따낸 티빙이 중계권 재판매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막대한 자금을 들여 중계권을 획득한 티빙이 다른 서비스로 사용자가 분산되는 것을 막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중계권 재판매 계약이 어렵다 판단한 SK텔레콤은 프로야구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까지 발표한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AI(인공지능) 서비스 에이닷은 3월 8일부터 △프로야구 실시간 중계 △실시간 중계 중인 경기 결과 예측·채팅 △프로야구 경기 일정·결과·순위 안내 등 프로야구 관련 콘텐츠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티빙에 중계권 재판매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여 에이다트 내 프로야구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NAVER)와 LG유플러스도 티빙 중계권 재판매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티빙의 중계권 재판매 의향이 없어 보인다”면서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18년간 프로야구 서비스를 해온 네이버에서도 올해부터 야구 생중계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볼 수 없을지 모른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티빙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올해 프로야구 생중계 및 관련 콘텐츠를 티빙이 독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최소 월 5500원(광고요금제)을 결제하고 티빙을 구독해야 프로야구 경기를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으로서는 무료로 야구 중계를 제공하는 네이버 같은 곳에 시청자가 분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목돈을 들여 중계권을 따낸 만큼 MAU(월간 활성 사용자) 등 사용자 지표를 크게 끌어올리고 싶어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티빙이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 획득을 위해 제시한 연간 계약금은 직전 계약(220억원)의 약 2배인 400억원다.
티빙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KBO와의 본계약도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티빙 측에서는 오히려 본계약 도장을 찍기도 전에 중계권 재판매 얘기부터 나와 당황하는 분위기다. 티빙이 중계권 재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국민 정서나 보편적 시청권 등을 고려한 KBO가 본계약 조건을 까다롭게 하거나 파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계권 재판매에 대한 업계의 움직임에 티빙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티빙 관계자는 “본계약이 끝난 후 재판매 여부 등에 대해 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계약 체결 시점에 대해서는 “추가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확답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