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머 침착맨 지지직 개인방송 캡처
화질은 더 좋죠? 딜레이 확인해볼게요. 불러드릴 숫자를 대화창에 적어주세요.
(채팅창에 올라가다) 3초에서 4초 걸리죠.
지난 19일 낮 12시 시작된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지지직’에서 웹툰 작가 출신 유명 스트리머(방송인) 침착맨 개인방송이 시작됐다. 지켜본 시청자만 1만 4천여 명. 지난 22일 기준 재방송까지 조회수 6만회를 넘어섰다. 시청자들은 대체로 화질이 좋다는 호평을 보내고 있다. 국내 사업 철수를 예고한 트위치의 빈자리를 잡으며 아프리카TV를 위협하는 경쟁사로 성장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스트리밍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아마존닷컴의 플랫폼 ‘트위치’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예고하면서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트위치는 ‘한국의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내년 2월 27일부터 한국 사업을 중단한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와 맞물려 네이버는 ‘사퇴’를 선보였다.
네이버는 신규 앱으로 서비스를 내놓고 게임 정보 제공 앱인 ‘네이버 게임’을 ‘지지직’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내놓는 전략을 택했다. e스포츠 중계, 게임 커뮤니티 기능 등을 망라해 게임 플랫폼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직은 TV에서 원하는 채널을 찾듯 다양한 취향을 가진 시청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취향과 게임, 그리고 스트리머를 탐색해 나가는 즐거움을 제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찌직’이 19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부터 진행한 스트리머 모집 신청에 수천명의 스트리머가 몰렸다. 오는 22일까지 3차 방송권한 지급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비스가 시작되자마자 침착맨, 릴카 등 대형 인플루언서는 지지직을 통해 시범방송을 했다. 스트리머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우선 화질에 대한 호평이 나온다. 지지직이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1080p 해상도의 선명한 화질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트위치는 국내에서만 해상도를 720p로 제한했고 아프리카TV는 고화질 방송을 시청하려면 이용자 PC 리소스를 소모하는 그리드 기반 전송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그리드 설치와 관련해 “장기적으로 고화질 송출 시 그리드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일부 채팅이 노출되지 않고 사라지거나 채팅창 가독성이 떨어지는 등의 개선점도 다수 지적됐다.
트위치와 스트리밍 시장을 양분한 아프리카TV도 사명까지 바꿔 이용자 유치에 나선다. 데이터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1월 월간활성이용자(MAU) 기준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점유율은 트위치 52%, 아프리카TV 45%였다. 서수길 전 아프리카TV 대표는 내년 3월 아프리카TV 이름을 숲(SOOP)으로 바꾸고 사명도 아프리카TV에서 숲코리아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욕설, 노출 등이 많은 부적절한 방송이 만연해 있다는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트위치 웰컴 전략도 내놓는다. 로그인 연동, 구독자 및 후속 정보 연결 등을 지원해 스트리머와 이용자가 아프리카TV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트위치에서 방송한 시간도 최대 400시간까지 인정해준다.
스트리밍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는 이유는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게임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올해 116억9000만달러(약 15조3431억원)에서 2028년 182억2000만달러(23조7023억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아프리카TV도 올해 3분기 매출 879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트위치 스트리머를 영입해 사용자 트래픽을 성공적으로 확보하면 지지직의 사업 가치는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트위치에서 게임, 스포츠 방송을 보던 이용자 대부분은 이지직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연령제한 방송, 여성 카메라 방송 등은 아프리카TV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 아프리카TV는 트위치 전체 이용자 중 1020%를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