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점유율 1위 렌터카 업체인 하츠가 전기차 2만대를 판매하고 내연기관차를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전기차 수요가 저조하고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허츠는 11일(현지 시간) 공시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는 회사 보유 전기차의 약 3분의 1 규모다.
허츠는 2021년 10월 테슬라 차량 10만대를 구매하겠다고 밝히며 대대적인 전기차 투자를 예고했다. 이듬해 4월에는 스웨덴 전기차 업체 폴스타로부터 6만5000대, 9월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17만5000대의 차량을 추가 구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말까지 회사 차량의 4분의 1을 전기차로 대체한다는 계획의 일환이었다.
허츠가 전략을 수정한 것은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하고 유지비용은 크다는 판단에서다. 스테판 슈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급을 (줄어들이는) 수요에 맞춰 전기차 손상 비용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츠는 미국 소비자들이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고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짧아 전기차를 선호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유지비용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낮다는 평가도 사실과 다르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내연기관차에 필요한 엔진·변속기 오일, 점화플러그 등 부품이 필요 없고 유지보수 비용이 적다는 점을 전기차 셀링 포인트로 강조해왔다. 그러나 전기차 수리업체 키네틱의 니키르 나이칼 CEO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1000파운드(약 453㎏) 무겁고 빠른 토크로 움직이기 때문에 서스펜션 시스템, 브레이크, 스티어링 칼럼, 타이어 등에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테슬라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도 판매 배경 중 하나다. 테슬라는 모델3의 기본 모델 가격을 지난해 1월 4만6990달러(약 6170만원)에서 10월 3만8890달러(약 5110만원)로 17% 내렸다. 슈아 CEO는 “지난해 테슬라가 주도한 전기차 소비자 권장가격 하락으로 우리 전기차의 공정시장 가치가 지난해에 비해 낮아졌고, 이로 인해 차량 회수 시 더 큰 손실이 발생해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허츠는 전기차 판매로 인한 지난해 4분기 감가상각비가 2억4500만달러(약 32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해부터 2년간 내연기관차 전환으로 매출이 2억5000만달러~3억달러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허츠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28% 하락한 8.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