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가 전망을 둘러싼 비관론도 확산하면서 서학개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2020년부터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해온 헤지펀드 매니저 펠칸더는 테슬라 주가가 14달러까지 떨어지면서 파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은 1분기 테슬라 인도량이 38만6810대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나왔다.
르캔더는 이와 관련해 “이는 아마도 역사상 주식시장의 가장 큰 거품이었던 테슬라 버블의 종말이 정말로 시작되는 것”이라며 “나는 실제로 회사가 파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CNBC에 말했다.
테슬라 주가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배경으로는 강력한 매출 성장, 수직적 통합, 소비자 직접 판매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꼽았다. 그는 회사가 자동체 제조부터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부분을 처리하는 수직적 통합은 회사가 성장 중에는 좋지만 매출이 감소할 때는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1분기 테슬라 차량 인도량이 감소한 원인은 테슬라가 언급한 공급망 차질 등 보다 수요 문제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168.38달러에 거래를 마쳐 올 들어 32% 하락한 상태다. 주당 14달러는 테슬라 주가가 향후 91% 폭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테슬라 주가가 떨어지면 루칸다 같은 공매도 투자자들은 수익을 내게 된다.
다른 전문가들도 테슬라 비관론에 가세하고 있다. 리서치업체 라디오프리모바일의 리처드 윈저 창업자는 “테슬라를 비롯한 다른 업체들은 테스터가 되기 위해 목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테슬라의 5000억달러 밸류에이션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테슬라 주가의 추가 하락 여력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강세론자로 유명한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를 300달러로 유지하면서도 “1분기 실적은 변명하기 어려운 재앙이었다”며 “엘론 머스크가 이를 뒤집을 만한 반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테슬라의 미래는 어둡다”고 진단했다.
HSBC와 TD 코웬 등은 이날 테슬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고 CNBC는 전했다.
이처럼 거품이 꺼지면서 테슬라가 파산할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이 나오지만 기술주로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견해도 여전하다.
한국에서 ‘금나무 누님’으로 불리는 투자자 캐시우드는 최근 테슬라 주식을 더 사들이며 낙관론에 힘을 쏟고 있다.
우드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2000달러로 제시하며 “지금은 언덕을 향해 달려갈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안전한 곳을 향해 도망칠 때가 아니라는 뜻이다.
우드는 로보택시(무인택시)를 출시하려는 테슬라의 계획이 실행되면 2030년까지 최대 10조달러(약 1경3481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수년 내 전기차와 트럭이 모든 자동차 판매의 8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테슬라가 턴어라운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서학개미의 테슬라 순매수 결제금액은 1억8595만달러로 네 번째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은 엔비디아(4억332만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