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3개월 만에 2000건대를 돌파하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양천구 강동구 등 정주여건이 좋은 대단지가 거래량 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지난해보다 낮아진 것이 저금리로 제공하는 신생아 특례스위트론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거래량 증가가 집값 반등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부족’ 해소될까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6일 기준 2058건으로 지난해 10월(2337가구) 이후 3개월 만에 2000건을 넘어섰다. 신고일이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인 만큼 3000건에 가까운 거래량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2300건대로 떨어진 뒤 11월(1843건)과 12월(1826건) 연속 2000건 아래로 떨어졌다. 2022년 하반기와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진 ‘거래 가뭄 현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에 퍼졌다.
올 들어 거래량이 살아나면서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번 거래량 회복세는 송파구와 양천구, 강동구 등 대단지가 이끌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 들어 이날까지 거래량이 가장 많은 단지(임대 제외)는 잠실동 잠실엘스(13건)·리센츠(13건), 가락동 헬리오시티(13건) 등이 꼽혔다.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12건)도 뒤를 이었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10건), 양천구 신월동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10건), 신월시영(10건) 등도 거래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단지가 있는 지역은 교통과 학군이 좋고 실거주 수요가 꾸준한 지역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총 9510가구에 이르는 헬리오시티를 비롯해 잠실엘스(5678가구), 리센츠(5563가구), 올림픽선수기자촌(5540가구) 등은 총 5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다. 고덕아르테온(4066가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3045가구), 신월시영(2256가구) 등도 대단지에 속한다.
금리인하 영향…’급매물 빠졌다 반등’
올해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대출금리 인하 여파가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한때 연 6%대까지 치솟았던 주택담보대출(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 들어 연 3~4%대로 낮아졌다. 아직 한은 기준금리가 인하되지는 않았지만 하반기쯤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플랫폼을 통한 대출 갈아타기가 본격화하면서 은행 간 경쟁 구도가 심화된 것도 주효했다.
신생아 특례대출이 적용되는 저가 아파트 거래도 거래량 증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9억원 미만 아파트가 몰린 금천구 벽산5단지(지난달 9건), 관악구 봉천동 관악푸르지오(8건), 노원구 공릉동 태강(8건), 성북구 정릉동 정릉풍림아이원, 봉천동 벽산블루밍1차(7건) 등도 거래량 상위권을 차지했다.
거래량 증가세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거래량 증가는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이해된다. 그러나 추격 매수가 이뤄지면서 시세가 반등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지속, 신규 분양 물량 증가 여부, 급매 소화 여부 등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실수요자들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신혼부부 신생아 특례대출이 나왔는데 이 같은 정책대출이 앞으로 중단되면 시장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며 “금리와 대출 정책에 따라 집값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거래량이 증가하면 한동안 급매 위주로 거래돼 시세 지표는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급매 거래 이후에는 바닥을 다지고 시장 가격이 다시 자리를 찾게 되는 만큼 하반기에는 시세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상반기 저가 매물이 소화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하반기에 매매가격이 상승 전환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