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수를 늘리면 국민이 부담하는 의료비만 늘어날 뿐 산부인과, 소아과 등 필수 의료 부족 현상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빅5 병원 소속 한 교수가 주장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해당 의사는 ‘유튜브가 낳은 의대 교수였다-유나우리’ 채널에 올린 영상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유튜브가 낳은 의대 교수였다-유나우리’는 현직 안과 의사인 이동익 전 서울백병원 교수가 운영하는 채널이다.
영상 속 교수는 현재 의대 증원으로 필수 의료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고 봤다. 그는 “소아과, 산부인과를 지방에서 키우려면 의사를 키우는 게 아니라 소아, 산부인과가 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야 한다”며 “안 될 게 뻔한데 그걸 의사한테 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구가 감소와 지방소멸이 겹친 현재 지방으로 내려가 필수의료를 개원하는 것은 유지조차 어렵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의사가 지금 공부하고 나왔는데 마이너스가 될 것을 생각해 시골에 소아과, 산부인과를 개원하겠느냐”고 말했다.
지금 정부의 정책은 의사 입장에서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에서 유명한 경제학, 의료관리학자들을 모아 지방의 필수 의료 문제에 대해 의사 부족으로 결론을 내리고 (정부인) 나를 믿고 따라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 입장에서 보면 이 뛰어난 학자들이 너무 당연히 할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의사를 많이 뽑으면 된다고 한다”며 “잘못한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또 국민 여론이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것은 의사들의 높은 수입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어쨌든 의사들이 돈을 많이 벌어서(필수의료 부족) 지방과 상관없이 좀 더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의사를 많이 뽑았으면 좋겠다”며 “이것이 많은 국민의 생각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의사를 늘릴 경우 10년 뒤에는 국민이 부담하는 의료비가 늘어난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국민들이 (늘어난) 건강보험료를 앞으로 (증원된 의사가 배출되는 시기) 10년, 20년 뒤에 낼 생각을 하고 (의대 증원)에 동의하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내용은 의협의 주장과 같다. 지난해 6월 대한의사협회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은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의사인력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단순히 수요가 많기 때문에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단순한 개념으로 접근하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의사 수 증대는 곧바로 의료비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의사가 늘어나면 불필요한 의료수요를 증가시킨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에 대한 실증적 근거는 없으며 이는 직업윤리에 관한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의사 수 증가뿐 아니라 의료환경, 의료제조, 국민소득, 의료기술 발전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해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전공 이탈에 따른 의료현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료지원 인력을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범사업의 주를 이루는 간호사들은 오히려 반발하는 모습이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행위는 의사만 할 수 있고 의료행위를 대신하거나 보조하는 진료보조(PA) 간호사는 항상 불법이라는 시선을 받아왔다. 앞서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23일 불법 진료에 내몰리는 간호사를 보호하는 간호법과 같은 법적 장치 등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