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주이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이 오는 4월 네 번째 반감기를 앞두고 있다. 지난 3차례 반감기 때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오를지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6일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기준 4만3678달러(약 5741만원)로 올해 들어 4만3000달러대를 유지했다. 지난 2일에는 미 증권선물위원회(SEC)가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나오면서 잠시 4만800달러로 떨어졌다가 회복한 뒤 보합세를 나타냈다.
비트코인 가격 변동의 주요 이슈는 반감기와 현물 ETF 승인이다. 특히 반감기는 비트코인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설정된 시스템으로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주요 요인이다. 반감기는 약 4년마다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보상이 절반씩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비트코인은 최초 출시부터 전체 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됐지만 블록이 21만개 늘어날 때마다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4년이다.
하나증권주식회사
채굴자들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10분에 한 번씩 생성되는 블록을 채굴해 비트코인을 보상으로 받고, 이렇게 채굴한 비트코인이 암호화폐 시장에 유통된다. 처음 출시된 2009년에는 블록당 50개의 비트코인이 주어졌으나 2012년에는 25개, 2016년 12.5개, 2020년 6.25개로 보상이 줄었다. 올해 4월에는 채굴량이 3.125개로 줄어들 예정이며 채굴이 종료되는 시기는 2040년이다.
●최근 3차례 반감기 때마다 가격 상승
실제 비트코인은 반감될 때마다 큰 가격 상승폭을 보였다. 2012년에는 11월 12달러(1만원)로 시작해 이듬해 11월 1163달러(214만원)로 올랐다. 2016년에는 7월 648달러(85만원)에서 이듬해 말 1만9666달러(2586만원)까지 3000%가량 올랐다. 2020년 5월 8825달러(1161만원)에서 2011년 11월 6만9000달러(9073만원)로 7배 뛰었다. 당시 가격은 현재까지도 비트코인 최고가에 해당한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알트코인에도 호재다. 비트코인은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에서 40%를 차지하고 있어 비트코인 가격 변동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비트코인 급등기에 기회를 잡지 못한 투자자들은 다른 코인을 대체재로 구입하는 경향이 있어 나머지 암호화폐 가격도 오르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반감기는 수요가 공급보다 적어진다는 점에서 가격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며 “이번 반감기의 경우 10일 있을 현물 ETF 승인 이슈와도 맞물리지만 이전과 달리 가상자산을 투자상품 영역으로 공식 인정한다는 점에서 큰 가격 변동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반감기 가격 상승이 유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반감기를 거칠 때마다 상승률이 줄어들고 있어 이전보다 큰 가격 상승을 보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현물 ETF 승인과 금리 인하 도래 등 경기 상황의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현중 호서대 디지털경영학과 석좌교수는 “실제로 공급이 줄어들면 ‘채굴자’ 입장에서는 보상이 2배로 감소하는 것이지만 시장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며 “세계 경기 상황과 더 나은 투자 수단의 존재 여부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 변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