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이 올해 SCHD(슈왑US디비드에쿼티)를 대거 인수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주가와 배당 두 가지 측면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이 같은 SCHD를 담은 기반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로 인해 수익률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SCHD의 최근 1주일간 상승률은 4%, 월간 상승률은 6%로 빅테크 주식 ETF보다 더 좋은 성과를 보였다.
그동안 빅테크가 주도하는 상승장에서 소외돼 다우존스 배당100지수를 추종하는 SCHD는 실망스러운 주가상승률과 배당성장률을 기록했다.
다우존스마저 연초 대비 12.6% 올랐지만 다우존스에서 배당성장주를 엄선한 SCHD는 연초 대비 주가가 보합세에 그쳤다. SCHD의 주요 종목은 버라이즌, 브로드컴, 암젠, 코카콜라, 펩시코 등 통신·필수 소비재가 대부분이다.
SCHD 부진의 이유 중 하나는 고금리 시기에 3~4%대 배당주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제로금리 시대에는 ‘고배당주’로 대우받을 수 있었던 종목이 기준금리가 5.5%로 오르자 ‘중배당주’가 된 것이다.
게다가 고금리 영향으로 기업 이익 성장에 제동이 걸리며 배당성장 기조도 약화됐다. 2023년 SCHD 배당금 합계는 주당 2.658달러로 전년 대비 3.77%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9년 이후 매년 배당금이 10%씩 오르던 추세를 믿고 매수한 투자자로서는 결국 올해 상승랠리에서 배당수익률 3.6%만 얻은 셈이다.
SCHD 부진에는 음식료주 악재도 한몫했다. SCHD의 주요 보유 종목이었던 코카콜라와 펩시코는 올해 10월 유고비 등 비만 치료제가 식욕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주가가 3년 내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SCHD에도 브로드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같은 반도체주가 포함돼 있지만 결국 음식료주와 제약주의 주가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매달 현금흐름이 나오는 월 배당 ETF가 화제가 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SCHD를 기반으로 하는 국내 상장 ETF를 대거 매수했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출시된 쏠 미국 배당 다우존스 ETF 순자산 3672억원을 비롯해 비슷한 한국판 SCHD ETF 순자산은 총 9671억원 수준이다.
다만 12월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내년 몇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SCHD 주가는 다시 반등을 시작했다.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대로 떨어지면서 4%대 이상 배당주가 다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김경식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 대표는 “그동안 배당주 주가 흐름은 부진했던 것은 안전자산채권에 비해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었다”며 “빅테크 주가가 전고점을 넘으면 시장 열기가 다른 종목으로 확산되면서 전통소비재 역시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5년간 평균보다 떨어진 주가 밸류에이션도 상승 동력 중 하나다. 황선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카콜라의 12개월 선행주가이익비율(PER)은 21.4배로 5년 평균 23.5배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상승 여력이 있다”며 “미국에서는 배당컷을 해당 비즈니스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배당증액은 배당주의 암묵적 약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학개미들은 올해 SCHD를 대거 인수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부터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SCHD를 3억달러어치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