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공식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타격을 안긴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코칭스태프와 동료, 현지 언론에 기대감을 안겼다.
이정후는 27일(한국 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0-2로 지고 있던 1회말 첫 타석에서 지난 시즌 13승을 올린 빅리그 대표 신성 조지 커비를 상대로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변화구를 공략해 멋진 우전안타를 뽑아냈다. 이후 적극적인 주루로 2루를 밟았고 타자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안타가 나왔을 때 빠른 주전을 뽐내며 득점까지 이뤄냈다. 샌프란시스코는 1회에만 5점을 올렸다.
이정후는 이후 두 타석에서는 각각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빅리그 공식전 첫 타석부터 정타를 생산해 폭발적인 스퍼트로 추격 득점을 올린 점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의 밥 멜빈 감독은 첫타에서 안타를 치고 득점까지 한 것은 매우 좋은 결과다. 확실히 좋은 스피드를 가지고 있는 선수다.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겠다고 환영했다. 이정후의 득점을 이끈 샌프란시스코 팀 동료 웨이드 주니어도 알려진 대로 방망이를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 스트라이크존을 잘 활용하는 선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MLB 언론도 이정후의 첫 경기를 주목했다. MLB닷컴은 지난주 옆구리 통증을 겪은 뒤 실전 데뷔가 늦어졌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새 중견수는 첫 이닝 5득점이 시작된 안타를 때렸다. 1억1300만달러를 받아온 이형택은 선두타자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을 찾은 관중 6418명으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 크로니클도 긴장할 것 같았지만 결국 2스트라이크 이후 슬라이더를 공략해 안타를 때렸다고 평가했다. 이정후가 지난해 7월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한 뒤 오랜 공백기를 가진 점을 언급하며 “중심이 좋아 보였고 주루도 잘했다”고 평가했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데뷔 후 만족감을 표시하면서도 커비를 상대로 안타를 친 구종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낯선 투수의 볼 적응이 더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런 투수의 공을 안타로 만들어 탁월한 컨택 능력을 증명한 것이 이정후다.
이정후는 28일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에서는 결장했다. 옆구리 통증으로 데뷔전을 늦춘 그를 구단은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매체 디애슬레틱도 “이정후는 주전 경쟁을 펼치기 위해 MLB에 온 선수가 아니다”며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편하게 빅리그 생활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